이사

이사 밥솥 먼저, 소금과 팥은 어디에 둘까요?

흰 대리석 위 나무 그릇에 굵은 흰 소금이 담기고 나무 주걱이 꽂힌 모습
사진: Tara Winstead / Pexels

이삿날이 다가오면 밥솥은 언제 옮기는지, 소금과 팥은 어디에 두는지 가족마다 하는 말이 조금씩 달라요. 먼저 짚고 갈 게 있어요. 이 셋은 풍수 이론의 규칙이 아니라 집집마다 전해 온 민속 풍습이에요. 풍습이 담은 뜻과 흔히 하는 방법, 뒷정리까지 차례로 정리했어요.

이사할 때 밥솥은 왜 먼저 들여놓나요?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이사」를 보면 옛날에는 불씨를 담은 화로를 가장 먼저 들였어요. 화로의 불처럼 집안이 잘되기를 바란 풍습이고, 요즘 가스레인지를 먼저 설치하는 것도 같은 이치로 봐요. 밥솥을 먼저 들이는 요즘 풍습도 먹을 것이 끊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풀곤 해요.

손 없는 날과 함께 쓰이기도 해요. 손 없는 날은 음력 끝자리가 9나 0인 날로, 사람을 따라다니며 해를 준다고 본 귀신(손)이 쉬는 날이에요.

이삿날을 그날로 못 잡았을 때 가까운 손 없는 날에 밥솥만 먼저 옮겨 두는 방법도 요즘 전해져요. 민속 사전에 실린 풍습은 아니라서, 마음이 편해지는 방법 정도로 보면 좋아요.

밥솥은 어디에, 쌀은 얼마나 담아 두나요?

밥솥을 두는 자리가 정해져 있지는 않아요. 흔히 부엌에서 밥솥을 쓸 자리에 그대로 올려 둬요. 새 집에 전기가 아직 안 들어왔다면 코드는 꽂지 않고 놓아두기만 해도 된다고들 해요.

쌀은 밥솥 안에 한두 줌에서 반쯤 채우는 방식이 흔해요. 가득 채우는 집도 있고, 쌀 위에 동전이나 팥 몇 알을 함께 올리는 집도 있어요. 집마다 방식이 달라서 어느 쪽이 맞다고 가를 수는 없어요.

  • 부엌의 밥솥 쓸 자리에 올려 둬요
  • 쌀은 한두 줌부터 반쯤까지 편하게 담아요
  • 이삿날 그 쌀로 첫 밥을 지어요

이사 소금과 팥은 어디에 두나요?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이사」에는 대문 앞에 소금을 뿌려 부정을 가셨다고 나와요. 소금은 부정한 것을 막는다고 여겨 온 재료예요. 새 집 현관 앞이나 방 네 귀퉁이에 조금씩 뿌리거나, 작은 그릇에 담아 현관 안쪽에 두는 방법이 흔해요.

팥은 붉은 빛깔이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고 본 풍습에서 왔어요. 같은 항목은 이삿짐 장롱에 붉은 팥떡을 넣고, 이사한 뒤 팥죽을 집 안 곳곳에 뿌려 잡귀를 막았다고 적어요. 동짓날 팥죽도 같은 믿음이에요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동지」). 새 집에 팥을 조금 뿌리거나, 팥시루떡을 해서 이웃과 나누는 집도 있어요.

재료담긴 뜻흔히 두는 곳
밥솥과 쌀먹을 것이 넉넉하길 바람부엌 밥솥 자리
소금부정한 것을 막음현관 앞, 방 네 귀퉁이
붉은 빛으로 나쁜 기운을 물리침현관, 방 구석, 떡으로 나눔

이삿날 저녁에는 무엇을 하나요?

밥솥을 먼저 들였다면 이삿날 저녁에 그 쌀로 밥을 지어 가족이 함께 먹어요. 새 부엌에서 처음 불을 쓰는 일을 작은 시작으로 여기는 거예요.

이사떡을 돌리는 풍습도 있어요. 팥시루떡을 조금 해서 옆집과 아랫집에 인사하며 나누는 식이에요. 요즘은 떡 대신 작은 간식이나 인사 쪽지를 건네기도 해요. 층간 소음처럼 이웃과 부딪히기 쉬운 일을 생각하면, 인사부터 트는 풍습은 지금 살림에도 쓸모가 있어요.

첫날 밤에는 창을 열어 묵은 공기를 한 번 빼고, 불을 밝게 켜 두는 집도 있어요. 빈집에 오래 고여 있던 냄새와 습기를 빼는 일이라 풍습과 상관없이 해 볼 만해요.

집집마다 방법이 다른 건 왜 그런가요?

이런 풍습은 책으로 정리된 규칙이 아니라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어요. 그래서 지역과 집안에 따라 방식이 조금씩 달라요. 어느 집은 소금을 현관에만 두고, 어느 집은 방마다 뿌려요. 팥을 뿌리는 집도 있고 떡으로만 쓰는 집도 있어요.

부모님이 하던 방식이 있다면 그대로 따라도 좋아요. 풍습이 지키려던 것은 정확한 절차보다 새 집에 잘 자리 잡고 싶은 마음이라서예요.

소금과 팥은 언제, 어떻게 치우나요?

치우는 날도 정해진 규칙은 없어요. 이삿날 짐을 다 들인 뒤 쓸어 내는 집도 있고, 사흘에서 일주일쯤 두었다 치우는 집도 있어요.

살림 쪽에서 보면 신경 쓸 점이 하나 있어요. 소금은 습기를 빨아들이면 녹아서 마루나 금속 문틀에 자국을 남길 수 있어요. 그래서 바닥에 직접 뿌리기보다 종이나 작은 그릇에 담아 두면 뒷정리가 편해요.

  1. 짐을 다 들이고 청소할 때 함께 쓸어 담아요
  2. 그릇에 담아 둔 소금과 팥은 그릇째 비워요
  3. 쓴 소금과 팥은 음식에 다시 쓰지 않고 버려요

풍수 책에도 이 풍습이 나오나요?

풍수 책에는 이 풍습이 나오지 않아요. 『금낭경』은 바람을 갈무리하고 물을 얻는 땅(장풍득수)을 이야기해요. 『택리지』 복거총론은 살 곳을 고르는 네 기준(지리, 생리, 인심, 산수)을 들어요. 둘 다 땅을 고르는 책이라 짐 들이는 순서는 다루지 않아요.

부엌을 가볍게 본 것은 아니에요. 『양택삼요』는 대문, 안방, 부엌을 집의 세 요소로 꼽아요. 다만 밥솥을 먼저 들이라거나 소금을 뿌리라는 말은 그 책에도 없어요. 밥솥과 소금과 팥은 풍수 문헌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이어진 풍습이에요.

안 하면 탈이 나나요?

풍습은 지키지 않았다고 벌이 따르는 규칙이 아니에요. 새 집에 들어가는 마음을 다잡는 작은 의식에 가까워요. 가족이 마음 편해지는 쪽을 고르면 돼요.

풍수 쪽에서 새 집을 볼 때 먼저 보는 것은 날짜나 재료가 아니라 터예요. 뒤로 기댈 산이 있는지, 물이 어디로 흐르는지, 바람이 어떻게 드는지를 봐요. 이사 전에 궁금하다면 주소로 그 짜임을 먼저 확인해 볼 수 있어요.

밥솥과 소금, 팥을 다시 짚으면

밥솥을 먼저 들이는 일과 소금, 팥을 두는 일은 풍수 이론이 아니라 민속 풍습이에요. 정해진 자리와 날은 없고, 뒷정리가 편하게 그릇에 담아 두는 방법도 있어요. 새 집의 터가 궁금하면 주소로 산세와 물길을 볼 수 있어요.

자주 묻는 질문

이사 전날 밥솥을 미리 가져다 놓아도 되나요?
네, 그렇게 해도 돼요. 손 없는 날에 맞춰 이삿날보다 며칠 먼저 밥솥만 옮겨 두기도 해요.
밥솥 안 쌀은 새로 사야 하나요?
정해진 규칙은 없어요. 쓰던 쌀을 담는 집도 있고 새 쌀을 담는 집도 있어요.
소금은 굵은소금이어야 하나요?
흔히 굵은소금을 쓰지만 꼭 그래야 한다는 문헌 근거는 없어요. 집에 있는 소금으로 해도 돼요.
전세나 월세로 들어가도 이 풍습을 하나요?
집을 사든 빌리든 새 집에 들어가는 마음은 같아서 많이들 해요. 바닥재가 걱정되면 그릇에 담아 두면 돼요.

이사하기 좋은 날도 함께 볼 수 있어요

주소를 넣으면 결과 화면에서 이사하기 좋은 날을 바로 볼 수 있어요.

이사하기 좋은 날 보기

참고한 자료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손 없는 날」 항목 (음력 끝자리 9, 0인 날을 이사·개업 날로 잡는 민간 풍속)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이사」 항목 (정연학. 화로 먼저 들이기, 대문 앞 소금, 장롱 속 팥떡, 이사 뒤 팥죽)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동지」 항목 (붉은 팥이 잡귀를 쫓는다고 본 벽사 풍속)
  • 『양택삼요(陽宅三要)』, 대문, 안방, 부엌을 집의 세 요소로 꼽음
  • 『택리지(擇里志)』 복거총론, 살 곳을 고르는 네 기준. 이사 풍습은 다루지 않음
  • 『금낭경(錦囊經)』, 장풍득수. 땅을 고르는 기준이고 이사 풍습은 다루지 않음